소리는 우리의 뇌가 해석해낸 감각입니다.
우리는 흔히 “소리가 크다”, “음이 높다”라고 표현하지만, 실제로 소리의 크기(라우드니스)와 높이(피치)는 물리적인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. 인간의 귀와 뇌는 단순한 물리량을 비선형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입니다.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선 다음 세 가지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: 라우드니스와 피치, 음량과 주파수의 관계, 웨버-페히너 법칙입니다.
1. 라우드니스(Loudness): 소리가 “크게 느껴지는” 이유
물리적으로는 데시벨(dB)로 측정되지만, 같은 10dB 증가라고 해서 우리가 모두 ‘같이 크게’ 느끼지는 않습니다. 예를 들어,
- TV 소리를 10에서 20으로 올리면 두 배 이상 크게 느껴지기도 하지만, 80에서 90으로 올리면 잘 모릅니다.
- 도서관에서 속삭임(30dB)에서 대화 소리(60dB)로 바뀌면 갑자기 매우 커졌다고 느끼지만,
- 90dB에서 120dB(콘서트장에서 제트기 소리로)로 바뀌어도 감각적으로는 처음만큼 커진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.
- 인간의 귀는 소리의 크기를 선형적으로(linearly) 느끼지 않고, 로그(logarithmic) 스케일로 느낍니다. 즉, 실제 소리 에너지가 10배 증가해도, 사람은 “한 두 배 정도 더 크다”고 느끼는 겁니다.
이건 라우드니스가 로그 스케일로 지각되기 때문인데, 데시벨이 10 증가할 때마다 소리를 약 2배로 느낀다고 합니다.
👉🏼즉:
소리 감각은 "밝기 조절 안 되는 스크린"처럼, 처음엔 살짝만 밝아져도 눈이 부시지만, 밝기가 일정 수준 이상 되면 더 밝게 해도 체감이 크지 않습니다.
2. 피치(Pitch): 음이 “높게 느껴지는” 이유
피치는 주파수(Hz)와 관계가 있습니다. 하지만 우리 귀는 모든 주파수를 똑같은 단위로 느끼지 않습니다.
- 저음역대(예: 100Hz → 200Hz)는 변화가 쉽게 느껴지지만(옥타브 상승: 1옥타브 높게 들림),
- 고음역대(5000Hz → 5100Hz)는 변화가 미세하게만 느껴집니다.
이는 음높이 감각도 비율적(상대적) 변화에 민감하다는 뜻입니다.
👉🏼 즉:
높이를 듣는 건 마치 계단을 오르는 것과 비슷합니다. 낮은 층에서는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는 게 크고 가파르게 느껴지지만, 고층으로 갈수록 비슷한 계단도 ‘덜 가파르게’ 느껴지죠.
3. 웨버-페히너 법칙: 감각은 비율로 반응한다
이 모든 현상은 심리물리학의 대표 원리인 웨버-페히너 법칙(Weber-Fechner Law)으로 설명됩니다.
- 이 법칙은 자극의 실제 크기와 감각의 세기 사이의 관계는 로그함수라는 것을 말합니다.
즉, 우리는 절대값의 변화가 아닌, 상대적 변화에 더 민감합니다.
예:
- 1kg의 책에 0.5kg을 더하면 ‘무거워졌다’고 느끼지만,
- 10kg의 짐에 0.5kg을 더해도 별 차이를 못 느낍니다.
👉🏼 청각에도 그대로 적용:
10dB 증가한 소리는 실제 에너지로는 10배지만, 우리의 귀는 그걸 ‘두 배쯤’으로만 느낍니다.
4. 마무리
소리는 숫자가 아닌 ‘느낌’으로 들어옵니다. 라우드니스와 피치, 그리고 웨버-페히너 법칙은 소리의 세계가 얼마나 인간의 감각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지를 보여줍니다. 과학은 숫자를 다루지만, 우리가 듣는 음악은 감각입니다. 그리고 그 경계 위에서, 귀는 놀라운 마법을 펼치고 있는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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